본문 바로가기

금융

미국은행들 막대한 실적....

반응형

미국 대형은행들이 난제와 씨름하고 있다. 부실대출이나 일련의 사이버 공격 또는 소송 급증이 아니다.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그것은 바로 너무 많은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JP모간체이스, 웰스파고는 물론이고 금융위기 당시 정부로부터 막대한 자금지원을 받았던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 대형은행들이 순익 급증과 이로 인해 넘쳐나는 현금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익이 많이 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동안 규제강화가 은행산업을 피폐하게 만들 것이라며 반대해왔던 대형은행들로서는 이제 변명거리가 없어져 전전긍긍하게 됐다는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QE) 축소, 출구전략 등이 가시화하면서 순풍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그동안의 엄살과 달리 실적이 다시 사상최대 수준을 기록하면서 규제강화를 피할 변명거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대형은행들은 입만 열면 '정부의 규제 강화와 바젤3 같은 자본기준 강화가 은행 실적을 크게 악화시키고, 경기회복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은행들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 돈을 쏟아부으며 규제 강화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지만 금융위기 이후 각국 규제 당국은 자본확충, 특히 대형은행들에는 상향 조정된 기준보다 더 많은 자본확충을 강제해왔다. 이때문에 은행들은 필요자본을 2배로 늘렸고, 일부는 목표시점보다 6년이나 일찍 바젤3 기준을 충족하기도했다.

은행들의 논리대로라면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실적이 곤두박질쳐야 했다.

그러나 다시 사상최고를 기록한 지난주 발표된 은행들의 분기 실적은 이같은 주장이 기만이었음을 입증했다.

JP모간과 웰스파고는 2007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막대한 순익을 기록했고, 9000억달러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씨티그룹과 BoA 역시 중환자실에서 나와 탄탄한 실적궤도에 진입했음을 보여줬다. 씨티그룹과 BoA는 지난 1년간 주가가 각각 95%, 78% 폭등했다.




막대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규제 강화로 인해 은행 직원과 주주들의 돈잔치도 이번에는 시들하게 됐다.

통상 은행들은 매출의 절반을 직원 몫으로, 순익 전부 또는 그 이상을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들에게 나눠줬지만 미 FRB의 실적 배분 규제 강화로 나눠가질 수 있는 몫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JP모간은 매출의 31%만을 직원 몫으로 책정했고, 주주 배당 역시 이전같은 막대한 규모에는 이르지 못할 전망이다.

FT는 규제 일부 강화에도 불구하고 은행 실적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FRB 의 추가 규제강화가 뒤따르게 됐다면서 앞으로 1년 안에 자산 대비 자본확충 비율을 더 높이고, 부실은행 지원을 위한 장기 채권 보유도 의무화하며, 볼커규정도 강화할 것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반응형